220억 날린 군포 물류창고 화재···튀니지인 담배꽁초가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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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4.22. 오후 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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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모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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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억원의 재산피해를 낸 경기도 '군포 물류센터 화재'는 튀니지 국적의 20대 외국인 근로자가 무심코 버린 담배꽁초가 원인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22일 경기 군포경찰서와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전 10시35분쯤 군포시 부곡동 군포 복합물류터미널 E동에서 큰불이 났다. 소방 당국은 불이 나자 최고 단계 경보령인 대응 3단계를 발령해 인원 438여명과 소방헬기, 펌프차 등 장비 150여대를 투입해 진화 작업을 벌였다. 오후 2시20분쯤 큰불을 잡아 대응 1단계로 하향 발령됐지만, 당시 군포지역에 강한 바람이 불면서 다시 불길이 살아나 대응 2단계로 상향 발령되는 등 진화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기 군포시 부곡동 군포복합물류터미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소방당국은 물류센터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담배꽁초로 인해 시작된 불길이 터미널 건물로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21일 저녁과 22일 새벽에는 최대 15.4㎧의 강한 바람이 이어져 체감온도가 떨어지자 소방대원들은 현장에 설치한 열풍기로 체온을 올리며 진화 작업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3시45분 큰불을 잡고 오전 6시 13분 대응 단계를 모두 해제했다. 불은 26시간만인 이날 정오 12시24분쯤 완전히 진압됐다. 그러나 건물 내부에 남은 잔불을 끄는 작업까지 마치려면 3시간 더 진화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소방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이번 화재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건물 안에 있던 직원 등 30여 명이 대피하는 소동이 일었고 연면적 3만8936㎡ 건물 내외부가 불타 당초 소방서 추산 3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그러나 건물 안에 입주한 8개 업체의 가구와 의류 등 상품 다수가 보관돼 있던 것으로 확인돼 최종 집계 결과 피해액은 220억원으로 늘어났다.

소방당국과 경찰 조사 결과 불은 물류센터 쓰레기 분리수거장에 버려진 담배꽁초에서 시작됐다. 이 불길이 터미널 건물로 옮겨붙은 것이다.
경찰이 인근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한 결과 전날 오전 10시10분쯤 이 물류센터에서 일하는 튀니지 국적의 A(29)가 담배를 피운 뒤 종이상자와 나무 등이 쌓인 쓰레기 더미에 꽁초를 던지는 모습이 확인됐다. 18분 뒤 담배꽁초가 버려진 자리에서 불길이 피어올랐고 옆 건물 E동 1층으로 옮겨붙었다.
경기 군포시 부곡동 군포복합물류터미널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소방당국은 물류센터 쓰레기 분리수거장에서 담배꽁초로 인해 시작된 불길이 터미널 건물로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 경기도소방재난본부]

A는 2개월 전부터 물류센터 한 업체에서 근무했는데 물류센터에 불이 나자 집이 있는 안산시로 돌아갔다고 한다.
경찰은 A를 중실화 혐의로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 A는 "내가 버린 담배꽁초가 불을 낸 줄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 당국은 남은 불을 정리하는 대로 경찰 등과 합동 감식을 진행해 정확한 화재 경위를 파악할 예정이다. 경찰도 A를 상대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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